오늘의 주제: 금리가 올라 평가손실이 생긴 개별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때와 팔고 금리가 높은 새 채권으로 갈아탈 때의 결과를 하나의 계산 예시로 비교합니다.
이 노트는 증권사 계좌에서 회사채나 국채 같은 개별 채권을 직접 사 둔 개인 투자자를 위한 것입니다. 상황은 이렇게 가정합니다. 매수 뒤 시장 금리가 올라 계좌의 평가금액이 매수 금액보다 낮아졌고, 만기가 비슷한 새 채권은 더 높은 금리로 팔리고 있습니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설명은 이미 많습니다. 그러나 그 설명만으로는 "지금 팔아야 하는가,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이 노트는 계산 예시 하나를 끝까지 따라가면서 평가손실이 만기 보유와 교체매매에서 각각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합니다. 특정 채권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평가손실은 앞으로 덜 받을 이자를 지금 가치로 미리 반영한 금액입니다
채권 가격은 앞으로 받을 현금을 현재 시장 금리로 할인한 값입니다. 그래서 시장 금리가 오르면 같은 현금의 현재 가치가 줄어듭니다. 예시 조건은 액면 10,000원, 표면금리 연 4%, 연 1회 이자 지급, 남은 만기 3년입니다. 이 채권이 지급할 돈은 1년 뒤 400원, 2년 뒤 400원, 3년 뒤 10,400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신용도와 만기가 비슷한 채권의 유통 수익률이 연 5%로 올랐다고 가정합니다. 각 현금을 5%로 할인하면 380.95원, 362.81원, 8,983.91원입니다. 이를 더한 약 9,727.67원이 이론 가격이며, 액면보다 약 2.7% 낮습니다.
이 차이 약 272원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따져 보면 원리가 분명해집니다. 시장은 연 5%, 즉 해마다 500원을 요구하는데 이 채권은 400원만 지급하므로 해마다 100원이 모자랍니다. 이 부족분 3년치를 5%로 할인하면 95.24원, 90.70원, 86.38원이고, 합계는 약 272.33원입니다. 액면과 이론 가격의 차이와 정확히 같습니다. 결국 평가손실은 "앞으로 시장보다 덜 받을 이자"를 지금 가치로 미리 깎아 둔 금액입니다. 다만 실제 국내 채권은 3개월마다 이자를 주는 경우가 많아 수치가 조금 달라집니다. 계좌 평가금액도 증권사의 평가 기준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자기 계좌에 적용하는 절차는 간단합니다. 먼저 보유 채권과 신용등급·남은 만기가 비슷한 채권의 유통 수익률을 찾아 자기 채권의 표면금리와의 차이를 확인합니다. 그 차이에 액면을 곱하면 해마다 시장보다 덜 받는 이자의 크기가 나옵니다. 이 금액을 남은 연수만큼 할인해 더한 값을 계좌의 평가손실과 대조합니다. 두 값이 크게 어긋난다면 비교에 쓴 수익률이 적절하지 않거나, 시장이 금리 외에 발행자의 신용 변화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을 점검해야 합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액면으로 돌아옵니다
발행자가 약속대로 갚는다는 전제라면,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자가 받는 현금은 매수 뒤 금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와 관계없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시장 금리가 5%에 머문다고 가정하고 같은 계산을 해마다 반복하면 이론 가격은 다음처럼 움직입니다. 할인해야 할 부족분이 한 해씩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 현재(남은 만기 3년): 약 9,727.67원입니다.
- 1년 뒤(남은 만기 2년): 약 9,814.06원입니다.
- 2년 뒤(남은 만기 1년): 약 9,904.76원입니다.
- 만기: 액면 10,000원이 상환됩니다.
따라서 만기까지 보유할 때 평가손실은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보다 낮은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나누어 치른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액면가에 표면금리 4%로 샀다면 만기까지 보유한 수익률은 처음 약속한 4% 수준 그대로입니다. 줄어든 것은 5%를 받을 수 있었던 기회입니다. 이 결론은 발행자가 부도 나지 않고 조기상환 같은 조건 변경이 없을 때만 성립합니다. 회사채라면 금리 변동과 별개로 신용 위험을 따로 점검해야 합니다.
보유를 선택할 때의 판단 기준은 그 돈을 언제 쓸 계획인지입니다. 만기 전에 자금이 필요해 중도에 팔아야 한다면 매도 가격은 그 시점의 시장 금리로 정해지므로, 위의 회복 경로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1년 뒤 매도할 계획이라면, 그때 시장 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약 9,814.06원보다 낮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내릴 경우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유를 택하기 전에 자금 사용 시점과 채권 만기가 맞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팔고 갈아타도 금리 조건이 같으면 3년 뒤 금액은 같아집니다
지금 팔아 연 5% 새 채권으로 옮기면 손실을 확정하는 대신 더 높은 이자를 받게 됩니다. 비용과 세금을 빼고 보면 두 방법의 3년 뒤 금액은 같습니다. 보유하는 경우 해마다 받는 400원을 5%로 다시 굴린다고 가정하면, 3년 뒤 금액은 441원, 420원, 10,400원을 더한 약 11,261원입니다. 교체하는 경우 매도 대금 9,727.67원을 연 5%로 3년 운용하면 9,727.67원에 1.157625를 곱한 약 11,261원이 됩니다. 두 결과가 일치합니다.
이 등식은 교체매매가 손실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같은 손실을 앞당겨 확정하고 그만큼을 높은 이자로 되찾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새 채권 금리가 더 높으니 갈아타는 편이 유리하다"고만 판단하면 계산을 절반만 한 셈입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지 내릴지 예상해 시점을 고르는 일은 금리 전망의 문제이며, 이 노트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 등식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으므로, 실제 계좌에 적용할 때는 전제가 맞는지부터 확인합니다. 하나는 보유하는 쪽이 받는 이자 400원을 매년 같은 5%로 다시 운용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재투자 금리가 이보다 낮아지면 보유 쪽의 3년 뒤 금액이 줄고, 높아지면 늘어납니다. 다른 하나는 새 채권의 만기가 남은 만기와 같은 3년이라는 가정입니다. 새 채권의 만기가 더 길면 3년 시점에 그 채권을 시장 가격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따라서 비교 기간을 맞춘 뒤 계산해야 같은 기준의 비교가 됩니다.
실제 차이는 거래 비용, 세금, 신용도, 조건 일치 여부에서 생깁니다
두 방법이 이론상 같다면, 판단은 각 방법에 붙는 비용과 조건을 하나씩 비교하는 일이 됩니다. 아래 비교 목록은 보유와 교체를 같은 항목으로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 매매 비용: 보유는 추가 비용이 없습니다. 교체는 매도와 매수에서 호가 차이와 수수료가 두 번 발생하며, 이 비용만큼 교체 쪽 결과가 줄어듭니다.
- 세금 구조: 개인은 표면이자에 이자소득세가 부과되고, 채권 매매차익은 현재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을 보유하면 수익의 일부가 가격 회복분으로 들어옵니다. 반면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으로 갈아타면 수익 대부분이 과세되는 이자로 들어오므로 세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법은 바뀔 수 있으므로 판단 시점의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 신용도: 새 채권의 금리가 높은 이유가 발행자 신용도가 낮기 때문이라면 같은 조건의 비교가 아닙니다.
- 만기와 지급 조건: 남은 만기, 이자 지급 주기, 조기상환 조항이 다르면 위 계산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 유동성: 장외에서 거래되는 채권은 원하는 가격에 바로 팔리지 않을 수 있어, 교체 쪽에 실행 위험이 붙습니다.
이 목록을 적용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교체에 드는 호가 차이와 수수료를 원 단위 금액으로 합산합니다. 다음으로 보유와 교체 각각의 세후 이자 수령액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계산해 차이를 구합니다. 교체로 얻는 세후 차이가 교체 비용보다 작다면, 이론상 같은 결과에서 비용만큼 불리해지는 셈입니다. 세후 차이가 더 크다면 그 차이가 신용도와 유동성 위험을 감수할 만한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이 순서를 따르면 금리 수준만 보고 결정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교에 쓸 금리는 감으로 정하지 않고 확인된 자료에서 가져오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하는 채권 시장 정보에서 같은 종류, 비슷한 신용등급과 만기의 채권 유통 수익률을 확인하면 보유 채권에 적용할 할인율을 근거 있게 정할 수 있습니다. 회사채라면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올라온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서 이자 지급 주기와 조기상환 조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기 보고서로 발행자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면 신용 위험도 따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메모: 확인할 것
판단하기 전에 아래 항목을 계좌 화면과 공시 문서에서 직접 확인합니다. 항목마다 확인한 값을 적어 두면 위 예시의 숫자를 자신의 채권 조건으로 바꾸어 다시 계산할 수 있습니다.
- 보유 채권의 액면, 표면금리, 이자 지급 주기, 남은 만기를 확인합니다.
- 매수 단가와 매수 당시 수익률을 확인하고, 계좌 평가금액의 산출 기준을 증권사 안내에서 확인합니다.
- 교체 후보 채권의 신용등급과 만기가 보유 채권과 비슷한지 확인합니다.
- 매도와 매수의 호가 차이, 수수료를 합산해 교체 비용을 계산합니다.
- 판단 시점의 이자소득 과세 기준과 본인의 금융소득 합계를 확인합니다.
- 발행자의 최근 공시에서 조기상환 조항과 재무 상태 변화를 확인합니다.
- 보유 자금을 쓸 예정 시점이 채권 만기보다 앞서는지 확인합니다.
확인한 값은 날짜와 함께 적어 둡니다. 유통 수익률과 계좌 평가금액은 매일 달라지므로, 어느 날의 값으로 계산했는지 남겨 두어야 나중에 판단 근거를 다시 점검할 수 있습니다. 목록 가운데 확인하지 못한 항목이 있다면, 그 항목은 비교에서 빠진 위험으로 따로 표시해 둡니다.
위 계산은 이해를 돕기 위해 연 1회 이자 지급과 일정한 시장 금리를 가정한 예시이며, 실제 채권의 가격이나 수익률을 보여 주는 자료가 아닙니다. 이 노트는 일반 정보이며 특정 채권의 매수, 매도, 보유를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