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매달 같은 금액을 모을 때, 쌓인 돈이 1년 동안 벌어 주는 이자가 내가 1년 동안 새로 넣는 돈을 넘어서는 시점을 직접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이 노트는 새로운 제도나 공식 발표를 전하는 기사가 아니며, 누구나 다시 계산해 볼 수 있는 산술을 정리한 해설입니다. 아래의 숫자는 모두 본문에 적은 가정과 공식으로 독자가 직접 검산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매수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상황: 7년째 월 50만원을 모았는데 이자가 작게 느껴집니다
복리가 체감되지 않는 이유는 대개 금리가 아니라, 잔액의 대부분이 아직 내가 넣은 돈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독자는 30대 중반 직장인으로, 급여일마다 50만원씩 7년째 모아 왔습니다. 1년에 새로 넣는 돈은 600만원입니다. 연 4% 복리를 가정하면 7년 차 말 잔액은 600만원 × (1.04의 7제곱 − 1) ÷ 0.04로 계산되며, 1.04의 7제곱은 약 1.3159이므로 잔액은 약 4,739만원입니다. 이 잔액이 다음 1년 동안 버는 이자는 약 190만원으로, 1년 적립액 600만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 독자에게 "복리는 10년 이상 지나야 체감된다"는 일반적인 설명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내 적립 금액과 금리라면 몇 년 차에 무엇이 달라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숫자입니다. 이 노트는 그 질문 하나에만 답합니다.
체감 기준 정하기: 1년 이자가 1년 적립액을 넘는 순간
복리가 체감되는 구간은 "올해 이자가 올해 내가 넣은 돈보다 커지는 해"로 정의하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체감이라는 말은 주관적이므로 기준을 하나로 고정합니다. 잔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두 가지뿐입니다. 하나는 내가 새로 넣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쌓인 돈이 만드는 이자입니다. 앞의 것이 클 때는 잔액 증가가 사실상 내 저축의 결과이고, 뒤의 것이 커지는 순간부터는 쌓인 돈이 나보다 더 많이 저축하는 셈이 됩니다. 이 노트는 이 교차 지점을 복리 체감 구간의 시작으로 봅니다.
이 기준의 장점은 단리와 복리의 차이를 따로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독자가 가계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두 숫자, 곧 1년 적립액과 1년 이자만 비교하면 됩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앱에서 연간 이자 또는 수익 내역을 내려받으면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바로 확인됩니다.
계산 방법: 기준 잔액은 연 적립액 ÷ 금리이고, 걸리는 기간은 두 배가 되는 기간과 같습니다
1년 이자가 1년 적립액과 같아지는 잔액은 "연 적립액 ÷ 연 금리"이며, 그 잔액에 도달하는 기간은 원금 한 번이 두 배가 되는 기간과 정확히 같습니다.
첫 번째 식은 간단합니다. 잔액 B에 금리 r을 곱한 이자가 연 적립액 C와 같아지려면 B = C ÷ r이어야 합니다. 연 600만원을 넣는 독자라면 금리 4%에서 기준 잔액은 1억5,000만원입니다. 이 값은 시간과 무관하게 적립 금액과 금리만으로 정해지므로, 목표 잔액을 먼저 알고 기간을 나중에 계산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식은 기간입니다. 매년 말 C를 넣고 금리 r로 불리면 n년 뒤 잔액은 C × ((1+r)의 n제곱 − 1) ÷ r입니다. 이 잔액의 이자는 C × ((1+r)의 n제곱 − 1)이 되고, 이것이 C 이상이 되려면 (1+r)의 n제곱이 2 이상이어야 합니다. 즉 n = ln2 ÷ ln(1+r)이며, 이는 목돈 한 번이 두 배로 불어나는 기간과 같은 식입니다. 금리 4%에서 이 값은 약 17.7년입니다.
검산 예시입니다. 1.04의 17제곱은 약 1.9479이므로 17년 차 말 잔액은 약 1억4,218만원이고 다음 해 이자는 약 569만원으로 600만원에 못 미칩니다. 1.04의 18제곱은 약 2.0258이므로 18년 차 말 잔액은 약 1억5,387만원이고 다음 해 이자는 약 615만원으로 처음 600만원을 넘습니다. 매달 넣고 매달 이자가 붙는다고 가정해도 월 이자가 월 적립액 50만원을 넘는 잔액은 50만원 ÷ (0.04 ÷ 12) = 1억5,000만원으로 같고, 기간은 약 208개월, 곧 약 17.4년으로 계산됩니다. 오늘의 독자에게 더 가까운 중간 지점도 같은 방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이자가 적립액의 절반이 되는 시점은 (1+r)의 n제곱이 1.5가 되는 때로, 4%에서는 약 10.3년입니다.
금리·세금별 비교: 연 600만원을 넣을 때 기준 잔액과 걸리는 기간
이자에 세금이 매번 빠지면 실제로 다시 굴러가는 금리가 낮아져, 교차 시점은 금리 구간마다 수년씩 늦어집니다.
아래 목록은 연 600만원 적립을 가정한 계산값입니다. 세후 값은 이자가 지급될 때마다 이자소득세 15.4%(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가 빠지고 남은 이자만 다시 굴린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이 경우 실효 금리는 명목 금리 × 0.846이 됩니다. 기간은 연 단위 복리 기준이며, 실제 교차는 그 수치를 넘긴 다음 해에 처음 나타납니다.
- 금리 2%: 세전 기준 잔액은 3억원, 기간은 약 35.0년입니다. 세후 기준 잔액은 약 3억5,460만원, 기간은 약 41.3년입니다.
- 금리 3%: 세전 기준 잔액은 2억원, 기간은 약 23.5년입니다. 세후 기준 잔액은 약 2억3,640만원, 기간은 약 27.7년입니다.
- 금리 4%: 세전 기준 잔액은 1억5,000만원, 기간은 약 17.7년입니다. 세후 기준 잔액은 약 1억7,730만원, 기간은 약 20.8년입니다.
- 금리 5%: 세전 기준 잔액은 1억2,000만원, 기간은 약 14.2년입니다. 세후 기준 잔액은 약 1억4,180만원, 기간은 약 16.7년입니다.
- 금리 6%: 세전 기준 잔액은 1억원, 기간은 약 11.9년입니다. 세후 기준 잔액은 약 1억1,820만원, 기간은 약 14.0년입니다.
이 목록에서 확인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간은 적립 금액과 관계없이 금리만으로 정해집니다. 월 30만원을 넣든 월 100만원을 넣든 4%에서는 약 17.7년이 걸리며, 적립 금액은 기준 잔액의 크기만 바꿉니다. 둘째, 같은 명목 금리라도 세금이 매번 빠지는 구조인지, 과세가 뒤로 미뤄지거나 면제되는 구조인지에 따라 교차 시점이 3년에서 6년가량 달라집니다. 따라서 금리를 비교할 때는 세후로 다시 굴러가는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계산에 맞습니다.
이 계산이 말해 주지 않는 것: 금리 변동과 원금 보장 범위
위 계산은 금리가 수십 년 동안 일정하다는 가정 위에 서 있으므로, 예측이 아니라 현재 조건을 점검하는 잣대로만 써야 합니다.
예금 금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정해 발표하고 금리·통화 관련 통계를 공개하며, 시중 예금 금리는 이러한 흐름 등에 영향을 받아 움직입니다. 만기마다 새 금리로 다시 예치하는 경우 교차 시점은 그때그때 달라지므로, 위 공식에 넣는 금리는 1년에 한 번 정도 실제 적용 금리로 바꿔 다시 계산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펀드나 ETF처럼 수익률이 확정되지 않은 자산은 이 공식에 넣는 숫자 자체가 가정이며, 손실이 나는 해에는 이자 대신 잔액이 줄어든다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
잔액이 기준 잔액에 가까워질수록 한 금융회사에 맡긴 금액도 커집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운영하는 예금자보호 제도에서는 2025년 9월 1일부터 같은 금융회사 기준 예금자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까지 보호합니다. 위 목록의 기준 잔액은 대부분 1억원을 넘으므로, 교차 구간에 들어서기 전에 보호 대상 상품인지와 금융회사별 합산 금액을 확인해 두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보호 대상 여부와 세부 기준은 적용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사의 안내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메모: 확인할 것
오늘 할 일은 내 연 적립액을 세후 금리로 나누어 기준 잔액 하나를 적어 두는 것입니다.
아래 항목은 숫자를 직접 넣어 보는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계산 결과가 기대보다 멀게 나와도 적립을 멈출 근거가 되지는 않으며, 남은 거리를 알게 되었다는 의미로 읽는 것이 적절합니다.
- 지난 12개월 동안 새로 넣은 금액과 받은 이자(세후)를 각각 확인합니다.
- 받은 이자를 넣은 금액으로 나누어 현재 비율을 기록합니다. 100%가 교차 지점입니다.
- 현재 적용 금리에 0.846을 곱해 세후 실효 금리를 구합니다. 과세 구조가 다른 계좌라면 해당 계좌의 조건을 따로 확인합니다.
- 연 적립액을 세후 실효 금리로 나누어 기준 잔액을 계산합니다.
- ln2 ÷ ln(1 + 세후 실효 금리)로 교차까지의 기간을 계산하고, 지금까지 적립한 햇수를 빼서 남은 기간을 적습니다.
- 예금 만기나 금리 변경 시점마다 금리를 바꿔 다시 계산합니다.
- 잔액이 1억원에 가까워지면 금융회사별 합산 금액과 예금자보호 대상 여부를 확인합니다.